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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인생영화리뷰] 타짜 The War of Flower 2006

by 푸름다온 2023. 1. 31.

포스터-타짜
포스터-타짜

감독: 최동훈

출연: 조승우, 김혜수, 백윤식, 유해진

개봉: 2006.09.28.

제목: 타짜

 

타짜 줄거리

 별 볼 일 없는 삶을 살던 고니(조승우)는 일하는 공장에서 사장님과 박무석(김상호) 일당이 설계한 섯다판에 껴들었다가, 누나의 전재산까지 탕진하게 된다. 박무석을 찾아다니던 중, 인천의 한 도박장에서 고니는 전설의 타짜 평경장(백윤식)을 만나게 되고, 삼고초려 이상으로 끈질기게 그를 찾아가, 결국 그의 제자가 된다. 화투의 모든 기술을 섭렵한 고니는 평경장과 함께 환상의 팀워크로 원정을 다니며, 전국의 도박판을 휩쓸고 다닌다. 평경장은 도박판의 아름다운 꽃이라 불리는 이대 나온 여자, 정마담(김혜수)을 고니에게 소개해준다. 잃었던 누나의 돈 5배를 따면 도박을 그만두겠다던 고니는 평경장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그와 헤어지게 된다. 정마담과의 관계를 선택하고 그녀의 타짜로 활약하며, 화려한 인생을 즐기던 얼마 후, 고니는 평경장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된다. 그와 헤어진 기차역에서 만났던 아귀(김윤석)를 범인으로 의심한 고니는 그와의 한판 대결을 위한 복수의 칼날을 갈기 시작한다.

 

 입으로 화투를 치는 고광렬(유해진)과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한 고니는, 박무석을 타짜로 쓰고 있는 곽철용(김응수)에게 접근한다. 광렬은 무시무시하기로 소문난 곽철용과의 대결을 의아해하지만, 고니는 그를 통해 아귀를 잡으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둘은 박무석을 포섭하여 곽철용으로부터 수억의 판돈을 따내고, 곽철용은 결국 고니로 인해 목숨까지 잃게 된다. 곽철용의 부하들은 아귀에게 복수를 위한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다. 아귀는 도박판에서 수작을 부리던 고광렬의 오른손을 크게 다치게 하고, 정마담까지 끌어들여 결국 고니를 자신과의 도박판에 앉게 한다.  

 

 드디어 아귀와 정마담, 그리고 고니의 목숨을 건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타이밍을 노리던 고니가 평경장의 아수라발발타 주문을 외치며 드디어 손기술을 쓰는 순간, 치밀하고 예리한 아귀는 단번에 그의 작전을 눈치 챈다. 둘은 가진 돈 모두와 서로의 한 손을 걸었지만, 상대의 마음을 읽고 역이용한 고니의 반전이 결국, 아귀를 무너트린다. 그리고, 평경장을 죽인 범인이 아귀가 아닌 정마담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고니는 판돈의 절반만 챙기고, 나머지 돈 모두를 불사르며, 광렬과 함께 지옥의 도박판을 빠져나온다.       

       

연기의 타짜들

 타짜는 만화를 통해 많은 관객들에게 알려진 스토리임에도, 배우들의 명연기가 두고두고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었다. 순수한 청년에서부터 속세에 때 묻은 전문 도박꾼의 심리까지도 표현해 낸 조승우의 연기 스펙트럼이 무엇보다 압권이었다. 개봉 당시, 그의 나이가 단지 27세였다는 것이 더욱 믿기지 않는다. 고니와 함께 한 모든 캐릭터들도, 그 배우들이 아니면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그야말로 찰떡같은 캐스팅과 연기력이었다. 이전에 몇 편의 리뷰에서도 호평을 한 바 있는 평경장 역의 백윤식은 영화 초반에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여전한 무게감으로 고니가 끝까지 스토리를 전개해가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해 주었다. 대체로 중후하면서도 가끔씩 삐져나오는 유머감각으로 역시 백윤식이란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정마담 역의 김혜수도 치명적인 아름다움과 이지적인 매력으로 팜므파탈의 진수를 보여줬다. 그녀의 화려한 외모뿐 아니라, 잔잔한 내레이션 마저 섹시하게 느껴졌다. 악의 축, 아귀 역을 잔인하고도 소름 끼치게 소화해낸 김윤석, 중간중간 릴랙스와 감초 역할을 맛있게 연기해준 고광렬 역의 유해진, 개봉 당시보다 몇 년 후에 그 임팩트 있는 연기를 인정받은 순정의 상남자 곽철용 역의 김응수도 영화의 격을 몇 단계 올려주었다. 

 

 

총평

 

 영화 타짜는 허영만 화백의 만화 원작이, 최동훈 감독의 감각적 디렉팅을 통해 10개의 챕터로 매끄럽게 연결되었다. 두 시간 20여분의 상영 시간이 타짜의 속임수에 넘어가듯, 언제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게 지나갔다. 범죄의 재구성 이후, 최동훈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라는 사실이, 그가 진정한 영화계의 타짜임을 증명하는 구성력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의 소재 자체는 불법적이고 지양해야 할 것이지만, 화투라는 도구를 통해 인생사를 은유적으로 표현해, 단순히 오락과 재미만을 추구한 것 이상의 명작으로 남았다. 이후, 두 편의 후속 편이 제작되었지만, 1편만큼의 완성도나 흥행을 이루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영화가 개봉한 지 십수 년이 지난 지금도, 타짜는 수많은 명장면과 명대사가 계속해서 패러디되며 회자되고 있다. 손은 눈보다 빠르다. 그러나 상대를 속일 때는 상대의 눈을 보지 마라. 손은 거짓말을 할 수 있지만, 눈은 거짓말을 할 수 없다. 챕터의 소제목에서도 배울 점들이 많다. 항상 낯선 자를 조심해라. 사는 게 예술이다. 돈은 화려하다. 아름다운 칼은 조심해서 만져라. 문은 항상 등 뒤에서 닫힌다. 그중에서도 평경장이 고니와 헤어지며 조언해 준 마지막 원칙, 이 바닥에는 영원한 친구도, 원수도 없다는 대사는 단순히 도박판이 아닌 우리 인생에서도 명심해야 할 문장이다. 오늘 아무리 친하고 가까운 친구도, 소중하게 모시는 고객도, 한 순간의 실수로 인해, 내일은 나의 적으로 변할 수도 있으며, 죽고 못 살 정도로 증오하던 관계도 나와 환경의 변화로 인해 내일은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이 우리 내 인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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